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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심 <전남서부보훈지청> “신뢰를 바탕으로 더욱 더 성실하게!”

기사승인 2019.08.22  11: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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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점심

세월은 나이숫자 만큼이나 빠르다더니 국가유공자 어르신들을 섬기는 일도 벌써 10년 되었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때, 마음 한켠에 있었던 걱정과 두려움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제일 기억에 남는 일 중 하나는 혼자사시는 아버님이 약을 드시고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모습을 봤을 때 제 정신이 아니었다.

평상시에 옆집 할머니를 알고 지냈기에 할머니께 도움을 청한 후, 마을 이장님에게도 연락했더니 “나 일하고 와서 씻고 있다”며 냉담한 반응으로 답변이 돌아왔을 때, 정신이 번쩍 들었다. 정신이 들고 제일 처음 119에 신고를 하고, 가족들 및 담당 복지사님한테 연락을 했다. ‘부디 살아주세요’ 라는 나의 바람이 무색하게 어르신은 돌아가셨고, 장례를 치르고 난 후 그동안 감사했다는 아드님의 전화 연락을 받았다. 유난히 비가 많이 내렸던 날로 기억이 난다.

사람은 누구라도 생로병사의 과정을 거치는 거라고 생각하고 나 스스로를 잘 다독이며 긍정적 힘으로 일을 하면서 극복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그 당시에는 마음이 힘들었는데 시간이 약이라는 말처럼 시간이 지나니 힘들었던 마음이 희미해졌다.

밥맛이 없으시다며 겨우 밥 한술 뜨시며 저에게도 식사를 권하셔서 거절하지 못하고 숟가락을 들었던 나에게 “역시 사람이 반찬”이라며 밥을 맛있게 드시던 김 할머님, 마을버스가 저 멀리서 오기 시작하면 미리 커피를 타서 기다리고 있다가 버스기사 아저씨에게 준다고 했다. 버스기사 아저씨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반복하고 가신다며 소녀처럼 까르르 웃으시며 살아오신 경험담을 재미나게 들려주시던, 부지런하시고 베풀기를 좋아하셨던 90세 노부부 어르신들을 생각하니 절로 웃음이 나온다.

90세 노부부 어르신 중 아버님이 얼마 전에 돌아가시고, 어머님도 무릎이 좋지 않아 서울 아드님과 거주하시게 되었는데 가끔씩 할머님과 자녀분들이 잊지 않으시고 안부 전화 해주시니 ‘그 동안 헛되이 살지는 않았구나.’ 하며 스스로가 뿌듯해진다.

요즘은 폭염주의보가 자주 뜨고, 나 또한 몸과 마음이 지쳐 기운이 빠져있는데, 방문 날짜에 맞춰 걸려온 자녀분들의 전화가 큰 힘이 된다. 10년이란 세월동안 많은 어르신들을 만났고, 또 많은 어르신들이 돌아가셨으며, 하루가 다르게 쇠약해져 아픔과 고통을 호소하시고 죽는 일을 걱정하는 어르신들도 늘었다.

대부분 어르신들이 자식들 귀찮게 하지 않고 잠자듯이 가면은 얼마나 큰 복이겠냐 말씀하실 때가 많다. 그럴 때 마다 걱정하지 마시고 자식들 힘들게 하지 않을 거라 믿고 오늘 하루 즐겁게 잘 사시면 된다고 말씀을 드리곤 한다. 나 자신이 10년이라는 시간동안 일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어르신들과 나와의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믿음이 깨지지 않도록 내 마음을 살피고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가도록 노력하겠다.

<밝은 지역사회를 열어가는 목포타임즈>

목포타임즈 mokpotime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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